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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과속스캔들’ ‘예스 맨’, 불황에 지친 관객들 웃게 했다

no1tv 2009. 2. 3. 12:49


같은 시기 개봉한 두 영화, 불황에 지친 관객들 웃게 했다

영화 ‘과속스캔들’ ‘예스 맨’




◇영화 ‘과속스캔들’의 한 장면

긍정적인 콘텐츠·탄탄한 시나리오·꼭 맞는 배역 적중
적은 투자로 10배 매출 달성, 문화 콘텐츠 산업 진로 제시


긍정적이고 감동적인 메시지를 담은 영화들이 불황에 지친 관객들을 웃게 하고 있다.

서울시 동작구의 한 영화관. 밤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엄마·아빠 손을 잡은 어린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이들은 영화 ‘과속스캔들’을 보러 온 가족 관객들이다.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의하면 과속스캔들은 전국 관객 기준으로 642만 명(2009년 1월 20일까지 기준)을 넘어서며 한국 영화계의 흥행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과속스캔들’만큼 화려한 기록을 세우진 않았지만 같은 시기 개봉한 짐 캐리 주연의 영화 ‘예스 맨’도 5위권을 유지하며 전국 관객 기준 130만 명을 넘어섰다.

꽁꽁 얼어붙은 관객들의 지갑을 열게 한 이 영화들의 성공 요인 분석을 통해 최근 문화 콘텐츠 산업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 심각한 영화는 NO, 관객들은 YES를 보고 싶다

영화 ‘YES 맨’의 막이 내리자 직장인쯤으로 보이는 한 여성 관객이 한 마디를 던진다.
“이 영화, 보기 잘했다”

한 영화가 개봉한 후 그 영화의 성공을 가늠하는 것은 바로 관객들의 ‘입소문’이다. 영화 개봉 전부터 대대적인 홍보들이 무성하지만 결국 역대 영화들의 흥행순위를 살펴보면 작품성은 물론이고 실제 영화를 본 관객들의 평가와 입소문이 영화를 보게 될 다른 관객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런 점에서 ‘과속스캔들’과 ‘예스 맨’은 이미 합격점을 받았다.

과속스캔들은 잘나가는 인기 DJ 남현수(차태현)에게 어느날 한 여성이 자신이 남현수의 딸(황정남) 이라며 아들(황기동)을 데리고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자신과 몇 살 차이 나지 않을 것 같은 갑작스러운 딸의 등장. 그러나 과속스캔들은 이러한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를 갈등의 치유·회복으로 이끌어 간다.

짐 캐리가 주연한 영화 ‘예스 맨’도 마찬가지다. 극중 ‘칼’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짐 캐리는 친구도 없고 아침밥도 거르기 일쑤인 이혼남이다. 혼자 비디오만 빌려 보고 발신자가 뜨는 전화는 아예 받지도 않는다. 이러한 ‘칼’이 어느날 친구의 소개로 ‘인생역전 프로그램’을 듣게 되는데… ‘긍정적인 사고가 행운을 부른다’는 것을 이 프로그램에서 알게 된 ‘칼’은 점점 ‘예스 맨’으로 바뀌어 간다.

◆ 탄탄한 시나리오, NO도 할 수 있는 YES맨

하지만 아무리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도 내용을 담아내는 방식이 진부하다면 똑똑한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영화는 색다른 소재를 사용하면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먼저 ‘과속스캔들’. 영화 ‘과속스캔들’은 현수(차태현)가 DJ로 있는 라디오 룸에 황정남(박보영)의 사연이 방송을 타면서부터 사건이 진행된다. 미혼모 황정남 씨가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는 말에 아무것도 모르는 DJ 현수는 마냥 응원해 주는데 결국 황정남이 아들 황기동(왕석현)을 데리고 찾아간 곳은 현수의 집이다. 티격태격 아버지 현수와 딸 정남은 갈등을 겪지만 결국 갈등은 처음 현수와 정남의 만남처럼 라디오 룸에서의 사연을 통해서 해결된다.

한편 영화 ‘예스 맨’은 무조건 ‘예스 맨’이 아닌 ‘노(NO)도 할 수 있는 예스 맨’을 얘기하고 있다. 노맨에서 예스 맨으로 변모한 칼(짐 캐리). 대출회사 직원인 칼은 ‘예스’,‘예스’를 연발하며 마구 대출을 해주기 시작하고 무조건 ‘예스’라고 말할 수 없는 애인의 부담스러운 부탁에도 ‘예스’라고 대답하면서 둘 사이에는 갈등이 일기 시작한다. 그러나 영화는 칼이 무조건 ‘예스’가 아닌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 가면서 마무리 된다.

◆ 유명한 배우보다 꼭 맞는 배역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두 영화에는 화려한 스타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예스 맨’의 짐 캐리는 이미 인지도가 있는 배우이지만 국내에서 개봉한 짐캐리의 영화들은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다. 또 과속스캔들의 ‘차태현’도 충무로에서 고액 출연료를 받는 배우는 아니다.

오히려 이 두 영화는 배역에 어울리는 배우를 찾아서 성공한 케이스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차태현, 신인 배우 박보영 등 배역을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배우를 캐스팅 한 것이 성공의 포인트였다. 예스 맨도 짐 캐리가 배역을 맡지 않았다면 그의 시원한 미소를 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향간에 ‘스타’중심의 한류가 주춤한다는 얘기들이 들린다. 하지만 이 두 영화의 성공에서 알 수 있듯이 중요한 것은 ‘스타’가 아닌 ‘콘텐츠’와 콘텐츠를 잘 소화해 낼 수 있는 ‘배역’이다.

현재 영화 ‘과속스캔들’은 제작비 43억원을 투자해 약 410억 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서은옥 기자seo0709@futurekorea.co.kr


[미래한국 http://www.futurekorea.co.kr/2009.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