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 또 뛰어든 김제동
이제 그를 ‘정치인’이라 부른다
▲투표율에 따라 옷을 벗겠다며 상반신을 드러낸 개그맨 김제동 ⓒ트위터
‘사랑’과 ‘이별’ 등 통속적 어록을 내놓으며 대중의 인지도를 높여가던 개그맨 김제동이 언젠가부터 정치판 이슈메이커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2009년부터 주요 선거 때 마다 논란을 일으키며 선거 판도를 쥐고 흔들어댔던 김제동은 이제 단지 개그맨이 아닌 정치인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비판의 여론이 높아지자 잠시 주춤해 하던 그의 행보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민간인 사찰 바람’에 편승해 또 한번 고개를 들고 있는 모양새이다. 특히 선거와 같은 정치 구조적 변화 시기에 더욱 기세등등해 보인다.
김제동 뿐만 아니다. 특정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연예인들의 돌출행동들은 정치판 전체와 사회 전반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 2009년 10월 28일 재보궐선거 직전, 김제동은 ‘KBS 스타골든벨’에서, 손석희 교수는 ‘MBC 100분 토론’에서 하차하자, ‘이념성향에 따른 외압’이라며 논란이 불거진바 있다.
이는 당시 재보궐선거의 핵심 승부처인 수원 장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투표직전까지 우세하던 여당 박찬순 후보가 결국 낙선하면서 여당은 전체 재보선에 2:3으로 패배했다.
뿐만아니라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도 김제동은 또 움직였다. 선거 하루 전날인 6월 1일 김제동의 소속사 다음기획은 “케이블 방송인 Mnet의 ‘김제동 쇼’에서 자진 하차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연예인이 ‘방송에서 하차한다’는 보도자료를 스스로 배포하는 것도 이례적인데, 선거 전날이었다는 점에서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소속사 대표는 “노무현 추도식 사회를 이유로 방송을 연기했다”며 Mnet을 비난하고 ‘정치적 외압’을 운운하기도 했다. 당시 Mnet은 ‘사실무근’을 주장했지만 한번 들고 일어난 여론은 이를 기정사실처럼 퍼뜨렸다.
특히 지방선거 당일 김제동은 ‘야당에 투표하자’는 의미의 글을 트위터에 게재하기도 했다.
김제동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가수 윤도현도 ‘5.21 노무현 추모콘서트’ 무대에서 자신의 방송퇴출에 대해 정부개입을 시사했었다. 윤도현은 2008년 11월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하차한 바 있다.
2010년 7.28일 재보궐선거를 앞둔 상황에서는 개그우먼 김미화가 ‘KBS 블랙리스트’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배우 문성근과 권해효도 이를 동조해 이슈화 시켰지만 밝혀진 바는 하나도 없다.
사실상 감정적으로 민감한 젊은 유권자는 정책 공약보다는 감성적 이슈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이를 잘 이용할 수 있고 어필할 수 있는 게 바로 대중에게 친숙한 연예인이다. 연예인의 방송하차와 출연금지 같은 동정심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는 정치에 관심이 없는 이라고 할지라도 그 흉수(凶手)에 반감을 갖게 마련이다.
연예인들이 의도적으로 선거 직전에억압 받는 모습을 연출하고, 이를 좌파 언론과 인터넷매체 그리고 SNS 등을 통해 확산시킨다면 선거결과에 막대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선거 때마다 ‘연예인 효과’를 경험한 야권이 이번 4.11 선거에서도 연예인과 연계해 노이즈 마케팅으로 표심을 자극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시민단체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연예인의 정치참여’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느냐를 두고 토론이 한창이다. 김제동 외 특정 연예인들의 적극적 사회참여를 존중하면서도, 그 수위와 기준에 대해서는 애매하다는 입장이 이들의 중론이다.
일례로 불법시위 진압하는 것을 두고 “기분 xx같다 지랄이 풍년이다”라고 말한 김제동이나 말도 안 되는 광우병시위에 대해 ‘미국소=광우병=청산가리’ 등식을 만들어내는 김규리(당시 김민선), 백만민란 프로젝트를 만들며 복수의 정치를 꿈꾸는 문성근, 불법파업에 눈물을 흘리며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김여진, 존재하지도 않는 블랙리스트 피해자임을 자처하며 선동하는 김미화 등을 언급했다.
인터넷카페 ‘노노데모’의 게시판에는 “인기로 먹고사는 연예인이 그 인기에 힘입어 사람들을 선동하며 지지를 이끌어 책임못질 정치적 대리만족을 느끼는 나르시즘에 반대한다”는 네티즌의 의견이 있었다.
아울러 그 네티즌은 “차라리 당신들의 연예계 이권을 포기하고 현실정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이 더 현명하고 멋진 방법이 아닐까”라고 충고했다. 이같은 글에 댓글로는 “자신들의 정치성향을 팬들에게 강요하는 게 아니라 연예활동과 개인적 정치활동을 공과 사로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이 달렸다. 자명한 일을 놓고 고민할 필요도 없는 직언이다.
김승근 기자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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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4. 3. www.No1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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