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랑공주와 호동왕자 이야기
대하사극 ‘자명고’ 제작발표회
김기영 기자, evasky@naver.com | |||
2일 오후4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SBS대하사극 '자명고'(연출 이명우 극본 정성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BC108년 고조선은 한무제에 의해 멸망한다. 한무제는 한반도에 한사군을 설치, 고조선의 영토를 나눠 낙랑 지역에 낙랑군을 필두로 임둔군, 진번군, BC107년 현도군을 둔다. '자명고'는 최리, 왕굉을 비롯한 낙랑의 토인들이 한사군인 낙랑군과 전쟁을 벌여, 낙랑군 태수 유헌을 제거하고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국가인 낙랑국을 건설한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고구려 제3대 대무신왕과 호동왕자에 의해 낙랑국이 멸명하기까지, 낙랑국의 건국에서 왕녀 자명, 낙랑공주가 죽음을 맞게 되는 AD37년까지가 극의 주요 배경이다. | |||
일체 아름다움에는 덧없음과 비극성이 내포되어 있다. 전승되고 있는 우리의 설화에서 가장 비극적이며, 가장 아름다운 멜로라면 '낙랑공주와 호동왕자'가 아닐까 한다. 사랑을 위해 조국을 버린 여자와 조국을 위해 사랑을 버린 한 남자. 아름답지만 이 비극적인 이야기를 보면, 어째서 대의를 위해 사랑을 배반하는 이들은 대게 남성이며, 사랑을 위해 조극과 민족을 배반하는 이들은 여성일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이 이야기는 주체적인 한 여성 영웅에 관한 드라마다. 그녀 '자명고', 낙랑국의 왕인 최리의 딸로 태어나 이복 자매인 낙랑공주와 대무신왕의 아들 호동을 두고 사랑을 다투고, 왕권을 다투고, 결국 사랑이 아닌 대의를 택하는 여자다. 자신에게 주어진, '구국의 운명'을 받아들여 전쟁에서 진 낙랑국 백성들이 노예의 운명을 살아야 하는, 그 비참함을 온 몸으로 막아선 영웅이다. <자명고>에서는, 이제까지 우리에게 만파식적과 같은 신기, 혹은 신물로 상징되어 있으나 실은 낙랑국의 제1왕위 계승권자였던 자명공주를 되살려 보고자 한다. 그 어떤 영웅보다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알았고, 뜨겁게 한 남자를 사랑했으나, 그보다 더 뜨겁게 국가와 백성을 사랑했던 그녀의 짧은 일생을 통해 우리가 한 영웅의 삶에 눈물짓게 되는, 그 원형인 '이타'의 아름다움'을 재현해보고자 한다. 이 날 영상 상영과 배우들의 드레스 패션 포토타임에 이어 마련된 간담회에서 정려원, 정경호, 박민영, 이주현, 홍요섭, 김성경, 문성근, 성현아, 이한위, 이원종을 만날 수 있었다. 정려원은 첫 사극에 출연한 것에 대해 "사극이 처음이지만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드라마가 사극 첫 도전인 배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서, "도전해보지 않았던 사람들이 모여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며, "예전엔 사극의 '사' 자만 들어도 싫을 정도로 사극이 어렵게만 느껴졌었다"고 전했다. | |||
또한, "대본을 본 뒤 '자명' 이란 역할에 빠지게 됐다"며, "현대적 감각으로 쉽게 풀어놓은 사극을 즐기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젊은 배우들과 극을 이끌어 가야한다는 부담은 없냐는 질문에 정려원은 "많은 분들이 사극에 대한 일정한 틀을 갖고 계신 것 같다"며, "하지만 감독 및 작가님이 사극이 처음이시라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신세대, 신개념의 사극이 될 것이다"며, "'자명고'는 대하사극이지만 판타지도 있고 멜로도 짱짱하다"고 전했다. 또한, "캐스팅 논란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다만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는 게 내게는 더 크다"고 덧붙였다. '자명고'에 대해 정려원은 “자명고가 스스로 울린다는 뜻의 ‘스스로 자에 울 명’이란 단어를 쓴다"며, "난 ‘스스로 자에 운명 명’자로 바꿔서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운명은 자기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자명' 역에 대해 정려원은 “큰 뜻을 위해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며 노력하는 모습이 쉽지 않을 것이다"며, "또 여태까지 그런 캐릭터가 있었을까를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이어서, "지금껏 그런 인물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자명의 매력은 바로 운명을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모습을 가졌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출연한 계기에 대해 정려원은 “지금까지 청순한 역만 주로 맡아왔다"며, "이번 캐릭터는 그 자체가 외유내강형이고 매력이 넘치는 인물이라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 |||
이어서, “자명은 닮고 싶고 되고 싶은 멋진 인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목욕신과 계곡 입수신에 대해 정려원은 "사극하면서 여배우가 얼음물에 들어가는 입수신이 많았다"며, "그래도 한 겨울이라 수영장이나 온천에서 촬영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러나 앰블런스도 와있고 분위기도 살벌해 그 때서야 진짜 물에 들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물에 들어가니 '춥다'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빨리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 집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민영은 정려원의 계곡 입수신에 대해 "계곡 입수신 사진을 보면서 정말 추웠겠다고 생각했다" 며, "가느다란 몸매로 차가운 물을 들어가야 했던 려원 언니가 안쓰러웠다"고 밝혔다. 목욕신에 대해 박민영은 "나는 언니와 달리 매우 더운 곳에서 목욕신을 찍었다"며, "스태프들이 최대한 온도를 높여서 땀 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려원 언니에게 죄송했다"고 털어놨다. 정려원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박민영은 "지금까지 여자 선배와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별로 없었다"며, "이번에 려원 언니와 찍으면서 굉장히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문자도 보내주고 격려도 해준다"며, "언니와 호흡 맞추는 것이 편안하다"고 전했다. | |||
정경호는 사극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사극이지만 멜로와 판타지 등 현대적인 감각을 지닌 점이 새롭게 다가와서 선택하게 된 작품이다"고 밝혔다. '호동' 역에 대해 정경호는 "대사톤에 대한 발성을 따로 트레이닝 받는 등 작품을 위한 수업을 따로 받았다"며, "액션 연기보다도 대사톤을 잡는 일이 오히려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서, "연기를 위해 수염을 붙여본 것은 처음이다"며, "웃을 때마다 수염이 떨어져 근엄한 척 표정을 짓고 있었던 것도 힘들었던 부분 중 하다"라고 전했다. 문성근은 김수환 추기경 선종과 관련한 질문에 "어려울 때 생각이 많이 났다"며, "아버지가 지금 살아계시다면 어떻게 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수환 추기경의 경우 여러 상황에 직접 개입할 수 없는 분이었다"며, "사회적 문제에 일정 거리를 두고 중요할 때 한 말씀씩 하시는 분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돌아가실 때 명복을 빌었다"며, "그런 분들을 뵈면 따라 살 수 없다는 게 죄송스럽다. 떠나기 전에 안구를 기증하셨다는 점에서 마지막까지 세상에 빛을 주고 떠나신 것 같아 대단하신 분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사극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문성근은 "그동안 사극을 보면서 내가 저 안에 들어갔을 때 어울릴 수 있을까 자신이 없었다"며, "하지만 이명우 감독을 만나 얘기해 보니 그동안 했던 사극과 분명 다른 사극을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 |||
이어서, "그래서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했다"며, "무엇보다 그간의 사극은 중장년층이 많은데 이번에는 호동과 낙랑공주 등 20대 젊은 남녀의 배신과 죽음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것은 신선한 감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런 새로운 기대가 드는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대무신왕 무휼' 역에 대해 문성근은 "단순 무식하지 않고 인간의 고뇌가 있는 아픔 있는 인간이다"며, "연기자로서 매력적인 캐릭터이다"고 설명했다. 이한위는 "이제까지 사극에서 늘 평민이나 천민 연기만 했다"며, "드디어 왕족 연기를 해본다"고 소감을 전했다. 성현아는 '송매설수' 역에 대해 "아들을 못 낳으면 죽어야 하는 운명이기 때문에 감정을 이입하니까 모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악한 역할이긴 하지만 사랑 받지 못한다는 것은 싸울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런 생각을 하니 캐릭터가 이해가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결혼 후 연기에 대해 성현아는 "처음에는 배우는 약간의 결핍이 있어야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했다"며, "막상 결혼하고 보니 안정감 있게 잘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 |||
이한위는 "이제까지 사극에서 늘 평민이나 천민 연기만 했다"며, "드디어 왕족 연기를 해본다"고 소감을 전했다. | |||
홍요섭은 출연한 계기에 대해 “지금은 다 잊어버렸는데 26년 전 사극에서 젊은 왕 역을 맡았었다"며, "사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명우 감독님의 인상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장군도 왕도 한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다리수술 후 브라운관에 컴백하게된 홍요섭은 “다리 수술한 후 많은 준비를 못한 상태였지만 참여하게 됐다"며, "저 때문에 작품에 문제 생겼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극중 아기를 안고 돌계단을 내려가는데 정말 긴장했다"며, "모형 아기를 안고 가는데 떨어트려서 아기가 튕겨져 날아갔다”고 전했다. 또한, “평소 성격이 급하지도 않고 긴장을 잘 안 한다"며, "진짜 아기를 들고 연기할 때 연기생활 30년 중 긴장을 가장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자명고'에 대해 홍요섭은 “패자던 승자던 역사속에는 이런저런 아픔과 상황이 함께 살아간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비록 패전국이지만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도 사랑과 아픔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앞으로 어떻게 그려나갈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극과는 확실히 다를 것이다”고 설명했다. | |||
이주현은 또 다시 짝사랑 캐릭터를 맡게 된 것에 대해 "저한테 그런 역할이 잘 어울려 보여 찾아주는 것이 고맙다"며, "그런 색깔의 배우라도 슬퍼보일 수도 있고 고독해보일 수 있는 캐릭터가 있다는 것이 고마운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러나 너무 그런 역만 하다보니 밝게 사랑하는 역할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털어놨다. '왕홀' 역에 대해 이주현은 "이번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려원에게 있어 오빠 같고 스승 같은 존재가 된다"며, "자명을 왕녀로 살 수 있도록 바꿔놓는 계기가 되는데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르다"고 말했다. 이어서, "자명을 기쁘게 바라보면 저에게는 밝은 사랑 멜로가 될 수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
(인터넷신문의 선두주자 뉴스타운 Newstown / 메디팜뉴스 Medipharmnews) | |||
[뉴스타운www.NewsTown.co.kr2009.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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