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비리의 중심은? ‘러브레터!?’

예능PD-연예기획사는 ‘악어와 악어새’

....연예계의 뒷돈은 결국 소비자의 몫


연예기획사와 방송사PD 간의 검은 돈 거래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이용우 전 KBS 예능 책임프로듀서(CP)와 김시규 예능 1CP, 고재형 MBC 예능1CP, 배철호 SBS 예능국 제작위원 등 전ㆍ현직 간부급 PD 7명을 사법처리하고 달아난 박해선 전 KBS 예능 1팀장을 지명 수배했다.

이번 사법 처리된 PD들은 대부분 각 방송사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연예인 섭외 등을 담당하는 중견 PD들이다.

검찰은 중간 수사발표를 통해 공중파 3사 인기예능프로그램 중 대다수가 방송 PD와 연예기획사간 비리의 온상이었음을 그대로 보여줬다.

특히 그 중심에는 KBS ‘윤도현의 러브레터’가 있었음이 드러나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고품격 라이브뮤직토크쇼를 지향한다는 목적의 ‘러브레터’가 상업주의와 뇌물비리의 통로로 이용되는 등 공영방송 음악프로그램으로서의 다양성과 참신성에서 기준 미달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윤도현의 러브레터’가 새롭고 신선한 장르를 추구하는 뮤지션을 소개한다는 애초 취지에서 벗어나 인기 연예들의 겹치기 출연과 낡은 구성 그리고 연예기획사의 연예인 홍보 프로그램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J연예기획사 등으로부터 1억여 원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진 이용우 전 CP는 KBS 간판 예능 프로그램 ‘윤도현의 러브레터’, ‘비타민’, ‘여걸파이브’등의 연출을 담당해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CP는 지난 2004년 10월 J연예기획사 소속 모 가수가 3집을 출시하자, 자신이 연출하던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출연시킨 뒤, 이 회사 대표 홍 모씨에게 "도박자금이 부족하다"며 돈을 요구해 1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사실상 이 전 CP는 ‘러브레터’를 통해 스타급 가수들을 비롯해 신인 가수들의 출연을 놓고 돈을 받아 챙겼으며, ‘기본 1000이야’ 라는 연예가의 우스갯소리의 장본인이기도하다.

이 전 CP는 이 같은 방식으로 총 2억여 원의 뇌물을 받아냈으며 주로 차명계좌를 이용해 돈을 건네받기도 했으며, 특히 이 전 CP는 도박 자금이 모자랄 때면 연예기획사 측에 먼저 뇌물을 요구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또 ‘러브레터’의 경우 좌편향 가수로 논란을 빚고 있는 가수 윤도현이 2002년 4월에 첫 방송을 시작해 아직까지 하고 있으며, KBS 2FM의 두 시간짜리 라디오 방송인 ‘윤도현의 뮤직쇼’ 등으로 장기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노무현 정부의 비호를 받은 연예인으로 알려졌다.

이에 숭실대 장원재 교수는 “공중파 방송은 공공재이자 국민이 방송기관에 위탁한 국민의 재산”이라며 “방송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는 것은 국유지를 개인이 팔아먹는 것과 같다”며 비판했다.

또 대중문화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예술이라는 구실로 상업주의가 판을 치는 방송가의 현실을 개탄한다”며 “다양한 대중문화가 발전하려면 공영방송이 이제부터라도 앞장서야 한다. 특히 비리로 얼룩진 ‘윤도현의 러브레터’은 즉각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일갈했다.

이밖에 공중파 방송사들의 PD들의 비리는 마치 ‘악어와 악어새’같이 공생관계를 유지하면서 연예기획사들의 돈을 뜯은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된 고재형 CP경우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제작 총괄 담당자였다.

고 전 CP는 지난 2005∼2006년 팬텀엔터테인먼트 등으로부터 “인기 프로그램에 가수와 배우들이 자주 출연하게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미화 1만달러(1000만원가량) 등 현금 3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다.

고 CP는 이른바 ‘차떼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뇌물을 받아 챙겼으며 연예기획사로부터 자사 주식을 헐값에 넘겨받아 시세 차익을 남기기도 해, 악명 높은 PD로 알려졌다.

김시규 KBS 예능 1CP 경우 ‘뮤직뱅크’, ‘해피선데이’ 등의 연출을 담당하면서 지난 2005년 신인가수로 데뷔 예정이던 모 여가수의 방송 출연 및 뮤직비디오 방영 등을 대가로 P엔터테인먼트 대표 이 모씨에게서 현금 수백만 원과 주식 등을 넘겨받기도 했다.

SBS 예능의 간판 PD이었던 배철호 제작위원 또한 E연예기획사 대표 등으로부터 이 회사 상장 정보를 사전 입수, 주식을 헐값에 제공받아 시세차익을 넘긴 협의를 받고 있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사법처리 된 PD들이 뇌물수수 및 관련 정보 교환을 위해 주로 룸살롱 등 유흥업소를 이용했다”며 “심지어 연예기획사 대표들과 함께 마카오 등지로 ‘해외도박 원정’을 떠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연예기획사 대표들이 ‘지속적인 관리’ 차원에서 PD들에게 꾸준히 금품을 제공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처럼 연예계의 악순환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연예기획사들이 뒷돈이 방송사 PD들로 흘러갔고 이것은 고스란히 스타의 몸값 올리기로 파생되고 있는 것. 그렇게 되면서 영화나 드라마, CF 등에서 더 높은 몸값을 요구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것들은 소비자나 시청자가 물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을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영덕 기자 ghost7287@nate.com

[독립신문 http://independent.co.kr 2008.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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