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체제는 인간을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하는 체제가 아니다.
영화는 픽션이다. 최소한 사실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재는 사실에서 얻어온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크로싱’은 어느 정도가 팩트(fact·사실)이고 어느 정도가 픽션(fiction·허구)일까?영화는 시작하자마자 함경도 탄광 노동자들의 모습이 시야로 들어온다. 얼핏 포로수용소를 연상케 하는 장면들이다. 그들이 살고 있는 주거환경 역시 열악하기 짝이 없다. 하긴 영세 노동자들이 살고 있는 탄광촌의 모습이니 어쩌면 당연하기도 하지만…. 용수(극중 차인표)의 아내는 결핵을 앓고 있다. 원래가 결핵은 후진국병이라 해서 영양부족으로 증상이 악화된다. 차인표의 아내도 마찬가지다. 쌀은 떨어지고 아내의 병은 더 깊어가고, 극한 상황에 처한 차인표는 어느 날 진수성찬의 고기반찬을 준비한다. 아들 준이는 너무 맛있다며 낄낄거린다. 그러나 잠시 후 그토록 애지중지 가족같이 지내던 강아지가 없어진 것을 알고 준이는 통곡한다. 약을 구할 수도 없다. 돈도 없지만 약도 없다. 약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중국으로 탈출하지만 아내는 그 사이 숨을 거두고 만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건소에 가면 무료로 무제한 주는 약인데도 말이다.아버지를 찾아 중국으로 넘어 온 준이, 소위 꽃제비 생활은 눈물겹기만 하다. 길거리에 떨어진 음식물을 주워 먹는 아이들의 모습은 눈물겹고 안타깝다. 우리 모두의 아들이고, 우리 모두의 형제이고, 우리 모두의 동족인 이들을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누가 이렇게 방치한 것일까.현재 탈북 동포들의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두만강 국경지역에는 수십 만의 동포가 한국에 가려고 목숨 건 탈출극을 벌이고 있다. 식량지원을 요청만 해도 주겠다고 하는데, 아니 인도적 차원에서 그냥 주겠다고 하는데 거절하고 있는 게 북한이다. 정권의 자존심을 굶어 죽어 가는 수십 만 국민들의 목숨 때문에 버릴 수 없다는 북한 정권의 정체는 무엇일까?결국 아버지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준이도 죽는다. 아버지는 통곡한다. 아내에게 줄 약을 사놓고 아내의 죽음 소식을 들었던 용수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들 준이에게 줄 축구공을 사 놓고 준이의 죽음 소식도 듣는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잃은 아비에게 이 세상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공산주의가 인간을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하는 체제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진다. 아무쪼록 크로싱은 진실보다 허구가 많았으면 좋겠다. 젖은 눈물샘이 채 마르기도 전에 영화는 끝난다. 극장을 나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준이 또래의 아들과 함께 온 엄마가 물었다. “너는 이 영화를 보고 무엇을 느꼈니? ” 아들이 대답했다. “우리나라에 태어난 것이 참 다행이에요.” 그렇다. 우리 조국이 대한민국인 게 정말 자랑스럽고 고맙다. 캄보디아에서 “원 달러, 원 달러”하며 관광객을 쫓아다니는 준이 또래의 아이들을 보면서 똑같은 생각을 했는데….(konas) 황은철 (재향군인회 향군보 편집담당관) | |
[코나스넷 http://www.konas.net/2008.7.9]
'Mov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물 나는 탈북영화 ‘크로싱’을 본 후에 (0) | 2008.07.28 |
---|---|
‘소림소녀’ 시바사키 코우의 100% 리얼 액션 (0) | 2008.07.14 |
조승우의 ‘고고 70’ 크랭크업 (0) | 2008.06.06 |
록커 김흥수, 18세 싱글맘 유인영 ‘아버지와 마리와 나’ 깜짝 변신 (0) | 2008.06.04 |
사랑이 또 올 거 같니? (0) | 2008.05.29 |